본문 바로가기

새물결

(4)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여보적자(如保赤子,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같이 하라) 『서경』 「강고(康誥)」 편에 말했다. “갓난아기를 돌보는 것같이 하라.” 마음이 진실로 그것을 구하고자 하면, 비록 적중하지 않을지라도 멀리 엇나가지도 않을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법을 배우고 난 이후에 시집가는 여자는 아직 없었다. 한 집안이 어질면 한 나라에 어짊이 일어나고, 한 집안이 겸양하면 한 나라에 겸양이 일어나며, 한 사람이 탐하여 어그러지면 한 나라에 어지러움이 생긴다. 그 기미가 이와 같은 것이다. 이를 일컬어 한 마디 말이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한 사람이 나라를 안정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康誥曰, 如保赤子. 心誠求之, 雖不中不遠矣. 未有學養子而后嫁者也. 一家仁, 一國興仁, 一家讓, 一國興讓, 一人貪戾, 一國作亂. 其機如此. 此謂一言僨事, 一人定國. 이어서 전(傳) 9장을 같이 읽겠습..
어지러운 시대, 答은 있나…2000년 전 中 왕조에 묻다(매일경제) 이번에 『후한서』를 출판하고 나서 주요 일간지 여기저기에 기사가 났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나씩 이 블로그에 옮겨서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전한을 멸망시킨 왕망의 신나라는 불과 10년 만에 잇단 실정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다. 전한 경제의 6대손 유수가 고향인 남양군에서 의병을 일으켜 서기 25년에 한나라를 재건하고 황제에 오르니 그가 곧 후한 광무제다. 그에 이은 명제, 장제, 화제 치세에 전성기를 맞지만 이후 어린 황제들이 연속해 즉위하자 외척, 환관, 호족 등에 의한 투쟁이 본격화하면서 순식간에 나라가 도탄에 빠진다. 조조, 유비, 손권이 패권을 놓고 싸우는 삼국쟁패 시기를 맞아 결국 마지막 헌제가 조조의 셋째 아들 조비에게 겁박을 받고 황제 자리를 양위하면서 후한은 220년 ..
"궁금증 컸던 후한시대… 블로그 연재한 게 발단"(한국일보) 이번에 『후한서』를 출판하고 나서 주요 일간지 여기저기에 기사가 났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두 감사드립니다. 하나씩 이 블로그에 옮겨서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 '후한서 본기' 국내 첫 완역번역자 민음사 장은수 대표"객관성 지키려 타 출판사서 책 내"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중국 4사(四史) 가운데 하나인 범엽(398~445)의 '후한서 본기(後漢書 本紀)'가 국내 최초로 완역됐다. 서기 25년 광무제가 후한을 연 후 헌제가 조비의 위(魏)나라에 왕위를 넘긴 220년까지의 중국 역사를 기전체로 엮은 '후한서 본기'는 이제껏 단편적으로 번역된 적이 있지만 완역된 것은 처음이다. 황건적이 발호하고 군웅이 할거하던 역동적인 당시 중국 역사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후한서 본기'의 번역자는 장..
담백한 글 『무미예찬』과 뜨거운 글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을 읽다 조금은 무기력한 주말이다. 안으로 밖으로 번잡한 생각이 많아 하루 종일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침에는 『심경호 교수의 동양 고전 강의 ―― 논어』(민음사, 2013)를 읽고, 한낮에는 정민 선생의 『우리 한시 300수』(김영사, 2014)를 읽고, 저녁에는 『괴테 시 전집』(전영애 옮김, 민음사, 2009)를 읽었으나, 한온(寒溫)을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인지 중년의 절정으로 치닫는 나이 탓인지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까지 YES 24에 보낼 글을 한 편 써야 하는데, 생각만 굴릴 뿐 손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인 번역서 한 권을 내는 문제로 새물결의 조형준 형과 대학로에서 만나 온갖 수다를 떨었다. 형은 뉴욕에서 두 해 정도 살다가 돌아온 지 열흘쯤 되었는데, 외국물을 길게 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