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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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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사랑하는 법 “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직업을 사랑할 수 있는 걸까?”『열정의 배신』(김준수 옮김, 부키, 2019)에서 칼 뉴포트 조지타운대 교수가 묻는다. 흥미로운 질문이다. 대부분 죽지 못해 일한다. 아침마다 사표를 항상 품에 넣은 채 출근하는데, 먹고사는 일을 열정적으로 좋아할 수 있다니 신기하기까지 하다. 질문의 답은 단 한 줄로 요약된다. “자기 일에 충분히 능숙해질 만큼 오래 일하면 된다.”때때로 대학에 다니는 아이들하고 직업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누구처럼 다 자란 아이들 스펙을 챙길 만큼 정신없지는 않지만, 부모 마음에 걱정이 되어 슬쩍 물으면 아이들은 펄펄 화를 날린다. 제 앞가림은 하겠다는 기개에 일단 마음은 놓인다. 어느 날 심각한 얼굴로 “아빠, 나 뭐 하면 좋을까” 하고 물어온다면, 재..
[2015년 출판 트렌드] 책에서 길을 묻다 _ 독(獨), 전(錢), 협(協), 리(理), 의(意) (시사인) 트렌드란 무엇인가? 과거가 기록한 미래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흐름이고 연속이어서 돌이킬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록은 오직 미래의 임무다. 과거는 기록할 수 없다. 기억할 만한 미래는 흔히 파괴이고 단절이며 전환의 형태를 취한다. 과거를 들여다보아도 미래를 알지 못하는 이유다. 미래는 미리 오지 않고 나중에 도래한다.창조자나 혁신가는 트렌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미래를 발명하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할 힘들에 주목하고, 힘들이 하나의 장(場)을 이루는 현실을 분석한다.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책을 깊게 고민한다.출판은 고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의 일부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부닥쳤을 때, 사람들은 검색하거나 대화하는 대신 책을 읽는다. 올..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④] 7080 세대, 더 늦기 전에 죽음을 준비하라! _ 아툴 가완디, 『어떻게 죽을 것인가』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지금 읽어야 할 책 장은수 : 이 책이 현재까지 약 2만5000부 정도 팔렸다고 합니다. 올해 인문학, 자연과학 분야 신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입니다. 아마 7월, 8월 신간을 다 합쳐도 이만큼 성과를 낼 가능성 있는 책이 없을 겁니다. 비슷한 수준이라면 『음식의 언어』(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어크로스 펴냄) 정도가 있겠네요. 우선 책을 읽은 소감부터 들어보고 싶습니다.이홍 : 삶과 죽음의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 신이 되지 않는 한, 결코 함부로 답할 수 없는 질문과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우리가 이 책을 선정하면서 책의 분류에 대해 출판사와 질문을 주고받았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을 인문학으로 분류했는데, 장은수 ..
표(表), 보(保), 경(輕), 탐(探), 참(參) ―‘예스24,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로 본 독서 트렌드 표(表), 보(保), 경(輕), 탐(探), 참(參)‘예스24,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로 본 독서 트렌드 올해 상반기 예스24 판매 순위가 어제 발표되었다. 단순한 베스트셀러 트렌드 분석은 편집자로서 별 시사점을 얻을 수 없기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니체의 말을 빌리자면, 편집자는 ‘미래의 문헌학자’로 살아야 한다. 그는 미리 예측하는 자이지 뒤늦게 쫓아가는 자가 아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외에는 독자들의 밑바닥 움직임을 읽을 수 있는 별다른 계기가 없기도 하므로 여기에 리스트를 본 소감을 간략히 적어둔다. 사실 이 글은 KBS ‘TV 책을 보다’ 자문회의 때 발표했던 것을 짧게 정리한 것이다.베스트셀러를 흔히 ‘용기’ ‘불안’과 같은 독자 심리학으로 분석하지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