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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블랑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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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을 보라 - 김동식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읽다 김동식 소설집 『회색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드디어 읽고, 작은 글을 하나 썼습니다. 《매일경제》에 실었던 칼럼은 조금 손보아 여기에 올려 둡니다. 이 청년을 보라 청년은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검정고시로 간신히 고등학교를 다녔을 뿐이다. 세상에 나와 주물공장 노동자가 되었다. 뜨거운 아연을 바라보면서 머릿속으로 온갖 상상을 했다. 온도를 높이면 어느새 단단한 쇠가 물렁대듯, 상상의 풀무를 밟아 답답하고 억울하고 암담한 현실을 녹이고, 간절한 바람을 덧붙여 가면서 환상적 현실을 빚어냈다.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난 것은 우발적이었다. 아무도 글쓰기를 가르치지 않았기에, ‘글 쓰는 법’을 검색해 스스로 배운 후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소설로 옮겼다. 그러고는 평소..
한 걸음 앞으로, 영원한 혁명을 향하여 ― 사사키 아타루의『제자리걸음을 멈추고』를 읽다 지난 한 달, 사사키 아타루의 『제자리걸음을 멈추고』(김소운 옮김, 여문책, 2017)를 틈을 내서 두 번 읽었다. 마음에 드는 책은 어쩔 수 없이 그럴 수밖에 없다. 사사키 아타루의 말처럼, 끌리는 책은 “마지막 장까지 읽자마자 서두로 되돌아가서 한 구절을 읽는” 식으로밖에 접근할 수 없으니까. 이 영감 넘치는 책에 대한 작은 글을 적어 아래에 옮겨 둔다. 한 걸음 앞으로, 혁명을 향하여사사키 아타루, 『제자리걸음을 멈추고』(김소운 옮김, 여문책, 2017)를 읽고 여러분, 소리 높여 말하세요. 지금 잃어버리고 있는, 있어야 할 대학이 무엇인지를. 그것은 좋은 교양주의이며 연구와 교육의 일치다, 즉 전공만이 아니라 전 인격을 도야하는 지(知)의 집단적 행위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대학의 자치이고..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중앙북스)를 완독하다 아침과 점심, 딸아이를 미술학원에 데려갔다 데려온 시간을 제외하면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종일 책을 읽었다. 이덕무의 말처럼, 새벽에 『논어』를 읽는 일은 하루를 온화하게 한다. 번역서의 교정지를 받아 편집자가 읽고 표시한 부분을 중심으로 읽어 가면서, 머리가 한껏 복잡해질 때마다 잠시 눈을 붙이거나 이중톈의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심규호 옮김, 중앙북스, 2013), 프랑수아 줄리앵의 『무미예찬』(최애리 옮김, 산책자, 2010), 김탁환의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전2권, 민음사, 2014), 박형서의 『자정의 픽션』(문학과지성사, 2006)을 조금씩 들추었다.오늘 한 챕터 남았던 『이중톈, 사람을 말하다』를 완독했다. 이 책의 원제는 ‘중국의 지혜(中國的智慧)’인데, 몇 년 전 베이징 도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