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솔닛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재난 유토피아 1755년 11월 1일, 리스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리히터 규모 8.5~9.0. 엄청난 지진은 이 아름다운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 건물의 85%가 파괴되고, 사망자가 수만 명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곧이어 찾아온 식량 부족과 감염병 때문에 굶어죽고 병들어 죽었다. 재난은 유럽인의 머릿속을 바꾸었다. 인간과 신의 관계에 확실한 균열이 생겨났다. 신정정치가 끝장나고 계몽주의가 일어섰다. 지진 발생 세 주 후, 볼테르는 「리스본 재앙에 관한 시」를 발표한다. “이 세상의 끔찍한 폐허를 응시하라./ 이 잔해들, 이 파편들, 이 불운한 잿더미들을.”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자, 프랑스대혁명까지 100년이면 충분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에서 2005년 뉴올리언스 대홍수까지 미국을 덮친 다섯 차례 재..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