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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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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출판 편집자의 할 일 《기획회의》 454호 특집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비하라”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출판 시장에 가장 핫 이슈 중 하나가 학교에서 실시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의미를 짚어 보고, 편집자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아래에 공유합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출판 편집자의 할 일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0년 동안 책 전체를 읽으면서 수업하는 것으로, 2018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수업에서 책을 접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어 등 많은 교과서에는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각 분야의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책에서 ..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은 책 ―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다』(낮은산, 2017)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은 책―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다』(낮은산, 2017) 하루 종일 논물 위에 엎드려 피를 뽑으며 생각했어요. 밥이 내 입으로 들어올 때 이젠 이 모든 것들이 오버랩 될 거야, 하고요. 갓 발아한 볍씨, 연둣빛 모판, 발가락 사이로 감겨드는 논흙의 감촉, 흙때 낀 손톱, 끊어질 듯한 허리,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 논둑을 걷는 아이들의 물그림자……. 체감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들은 쉽게 망각되지 않습니다. (중략) 머릿속으로 아는 것의 뿌리는 참 얕아서, 알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모르는 것일 수 있겠구나 싶어요. 내가 보는 세상의 피상성, 상투화가 은폐하는 삶의 세부, ‘안다’는 생각이 일으키는 착시와 결여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부러움에 지치면서 읽는 책이 있다. 김혜형의 『자연에서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