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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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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출판 편집자의 할 일 《기획회의》 454호 특집 “‘한 학기 한 권 읽기’에 대비하라”에 기고한 글입니다. 올해 출판 시장에 가장 핫 이슈 중 하나가 학교에서 실시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의미를 짚어 보고, 편집자들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아래에 공유합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와 출판 편집자의 할 일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0년 동안 책 전체를 읽으면서 수업하는 것으로, 2018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되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수업에서 책을 접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어 등 많은 교과서에는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각 분야의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책에서 ..
‘속도의 편집’이란 무엇인가?(기획회의 기고) 《기획회의》 422호에 기고한 「‘속도의 편집’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입니다. ‘속도의 편집’은 단순히 “책 빨리 내!”라는 말은 아닙니다. 물론 이 부분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세상 변하는 속도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기획했던 이슈들은 빠르게 낡아서 독자들 관심 밖으로 사라져 버리고, 어느새 새로운 이슈가 등장합니다. 여기에 대응하려면 기획과 출간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빠른 속도가 얼마만큼 필요합니다. 하지만 편집과 속도가 만나야 하는 이유는 그 때문만은 아닙니다. 언론이나 방송과 같은 다른 미디어들이 권력이나 자본의 힘에 억눌려 언중에게 전해야 할 바를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할 때, 느린 미디어이자 소수 미디어였던 출판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1980년대에는 무크라는 형태의 잡지를 통해, 사회과..
미생, 재생, 신생, 공생 ― 2014년의 독서 트렌드 읽기 KBS의 ‘TV 책을 보다’ 프로그램 자문위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어제 저녁 첫 모임이 있었는데, 부탁을 받아서 발제 형식으로 2014년의 출판을 미생, 재생, 신생, 공생의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여기에 옮겨 둔다. 미생, 재생, 신생, 공생― 2014년의 독서 트렌드 읽기 도서정가제를 이야기하지 않고 2014년 출판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모든 서적의 할인율을 정가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 법이 통과되고, 지난 11월 21일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올해 내내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최대 90%에 이르는 출혈적 할인으로 재고를 떨어내려 했으며, 독자는 독자대로 정가제 시행 이전에 싼값에 필요한 책을 사 두려 했다. 그에 따라 출판계 전체는 말 그대로 대혼란 상태에서 한 해를 억지로 ..
콘텐츠 기획자가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지난 수요일 순천향대학교에서 두 번째 강의를 했다. 그날 이후 이런저런 일로 너무 바빠서 강의록을 정리하지 못했다. 내용을 요약하고 표현을 조금 손보아서 여기에 올려 둔다. 콘텐츠 시대가 열렸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과에도 마침 콘텐츠라는 말이 들어가 ‘미디어콘텐츠 학과’입니다. 이 명칭은 시대의 첨단을 따르고 있지만, 국문과나 경제학과와는 달리 신생인 만큼 도대체 뭐 하는 거야 하는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제가 하는 이 강의의 이름도 ‘콘텐츠와 창조성’입니다. 이쯤 되면 ‘콘텐츠’의 마법을 아시겠죠. 민들레의 홀씨처럼 바람을 타고 이 말은 지금 곳곳으로 퍼지면서 영토를 넓혀 가는 중입니다. 그런데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흔히 어떤 문화 상품의 내용을 가리킬 때 쓰입니다. 책, 연극..
독서는 능동적인 사유 행위, 스마트폰 시대에도 오히려 늘어날 것 작년 가을,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새국어생활》에 인터뷰했던 것을 최근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발견했다. 몇 가지 팩트는 그사이에 달라졌지만, 생각의 주된 흐름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여기에 옮겨 둔다. 독서는 능동적인 사유 행위, 스마트폰 시대에도 오히려 늘어날 것― 민음사 장은수 대표를 만나다 답변자: 장은수(민음사 대표ㆍ편집인)질문자: 차익종(서울대학교 강사)때: 2012. 11. 29.(목)곳: 서울 신사동 민음사 사옥 1층 찻집 제법 붐비는 전철 안이다. 그런데 앉은 이는 물론 선 이까지, 너나없이 손바닥을 들여다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무엇인가를 보고, 찾고, 쓰고, 게임을 하고 있다. 대중교통에서는 으레 신문이나 책을 보겠거니 여겼더랬는데 불과 한두 해 사이에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뜻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