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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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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판산업통계로부터 출판사가 생각할 것들 2014년 KPIPA 출판산업동향이 지난 8월 5일 발표되었다. 보통 이런 자료가 나오면 다른 업계에서는 그 내용을 분석해서 이후 사업의 지침으로 삼느라 바쁘지만, 출판산업에서는 심지어 기획자들조차 이런 통계들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물론 통계 자체의 신뢰도 문제도 있겠고, 산업 전반의 동향보다는 독자들의 구체적 니즈를 더 주목해야 하는 책이라는 상품의 특성 탓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장기 통계 자료들은 최소한 출판산업의 움직임에 대한 장기 추세를 제공하므로, 출판산업의 종사자라면 반드시 챙겨 읽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글은 출판사의 입장에서 이 자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본 것이다. 자료집에 실려 있지만, 따로 블로그에 올려 둔다. 1. 개관 도서정가제 실시 직..
삶의 최고 기술을 엿보기 - 슈테판 츠바이크의 『위로하는 정신』을 읽다 (1) 새벽에 일어나 슈테판 츠바이크의 『위로하는 정신』(안인희 옮김, 유유, 2012)을 읽었다.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라는 부제가 알려 주듯이, 츠바이크가 쓴 몽테뉴 평전이다. 저자의 갑작스러운 자살 때문에 완결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현재 남은 부분만으로도 우리에게 읽는 즐거움과 생각거리를 충분하게 제공한다. 특히, 문장의 율동감이 느껴지는 깔끔한 번역으로 인해 더욱더 독서가 즐거운 일이 되었다. ‘역자 서문, 머리말, 1장 평민에서 귀족으로’까지 80여 쪽을 읽었는데, 전체의 절반쯤 된다. ‘머리말’이 특히 아름다웠다. 츠바이크는 ‘에세이’라는 글쓰기의 특별한 형식을 창조한 몽테뉴의 평생을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으로 요약하고, 몽테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치의 광기’와 ‘제2차 ..
배움에 대하여(우치다 타츠루) 우치다 다츠루의 『하류지향』(김경옥 옮김, 민들레, 2013)은 예전에 읽었던 책이다. 이번에 핸드폰의 앨범을 정리하면서, 사진으로 찍어 두었던 부분을 여기에 옮겨 적는다. 배움으로부터 도피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 책은 교육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다츠루의 견해는 배움의 무교환성에 대한 통찰에 기대어 있다. 배움이란 처음부터 비동기적 교환, 대가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교환에 기대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에서 즉각적으로 필요로 하는 인간을 길러내는 것은 교육의 목표가 아니라 ‘외계의 변화에 대응하여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된다. 우치다 다츠루는 배움의 인류학적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배움이란 자기가 무엇을 배우고 있는..
존 우드의 『히말라야 도서관』(이명혜 옮김, 세종서적, 2008)을 읽다 지난 주말에는 잦은 술자리로 지쳐 있어서 조금 가벼운 책을 읽으면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다. 그럴 때에는 책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내게는 가장 편안한 일이다. 그래서 몇 권의 책을 골라서 소파 옆에 놔두었는데, 그중 하나가 네팔,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학교와 도서관을 지어 주는 사업을 벌이는 사회 운동가 존 우드의 『히말라야 도서관』(이명혜 옮김, 세종서적, 2008)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세계 오지에 3000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라는 부제에 깔끔하게 압축되어 있다. “스타벅스가 6년 동안 500개의 매장을 열었다면, 그는 3000개의 도서관을 지었다!"라는 표지 뒷글은 이 책의 가치를 한눈에 보여 준다. 이 책의 주인공 존 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 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