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정

(2)
‘아빠 찬스’가 취업을 지배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대부분 출신 배경보다 근면 성실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는다.” 로런 리베라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쓴 『그들만의 채용 리그』(지식의날개)의 첫머리다. 오늘날 현대사회는 시민들의 이 건강한 믿음을 배반한다. 이 책의 원제는 혈통(pedigree). 고학력 엘리트 학생들이 고임금 엘리트 직장을 독점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충격적인 책이다. 비결은 ‘아빠 찬스’다.부유한 고학력 부모는 자신들이 보유한 물질적 재화와 문화자본을 이용해 자녀들의 우월적 신분을 재생산한다. 자녀가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고소득 직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아이의 일생을 처음부터 설계한다. 이 탓에 ‘대대로 엘리트’와 ‘우연한 엘리트’는 같은 대학을 나와도 들어가는 직장이 다르다.리베라 교수에 따르면, 첫 직장은 경제적 계층화가 발생하..
나쓰메 소세키의 『태풍』(박현석 옮김, 현인, 2012)를 읽다. 1며칠 동안 틈을 내어 나쓰메 소세키의 『태풍(野分)』(박현석 옮김, 현인, 2012)를 읽었다. 여름 무렵부터 국내에 출간된 소세키 작품을 하나씩 챙겨 읽기 시작했는데, 『도련님』(양윤옥 옮김, 좋은생각, 2007)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진영화 옮김, 책만드는집, 2011)에 이어서 세 번째이다. 소세키 소설들은 어느 작품이든 깊은 사유의 힘과 반짝이는 위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태풍』은 나쓰메 소세키가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하여 전업 작가로서 살아가기 직전인 1907년에 쓴 작품으로, 이전 작품인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비하면 다소 직설적이고 관념적으로 작가의 문학에 대한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은 생동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