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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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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슈뢰딩거의 생존비결 고양이책방 슈뢰딩거는 고양이에 대한 책만 판매하는 ‘주제 전문 서점’이다. 고양이책만으로 서점이 되느냐고? 물론 되고도 남는다.시급 500원으로 시작했지만 매출은 점점 늘고 있고 적자를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지금은 애묘인들 사이에서 나름 알려졌고 재방문 손님도 늘고 있다. 다 애묘인 덕이고 고양이 덕이다. 내 서점의 시작과 생존 비결 모두 ‘애묘인’이라는 취향 공동체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가늘고도 질긴 거미줄 같은 연대를 타고 오는 손님들에게 취향을 파고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과 애정 가득한 달뜬 마음을 공유한다. ― 김미정, 「독립서점 슈뢰딩거의 생존비결」, 《기획회의》 제458호 특집은 ‘독립서점, 먹고는 사십니까? 중에서 =======================확실한 주제의 선택과 기..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진영화 옮김, 책만드는집, 2011)을 읽다 한 나라의 문학이 그 형성 초기에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특히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과 같이 서양에서 발달해 온 여러 양식들을 자국의 문학 전통 속에 수용해 새롭게 만들어 가야 했던 나라들은 더욱더 그렇다. 중국에 루쉰이 없고 일본에 나쓰메 소세키가 없고 한국에 이광수가 없었다면, 현재의 동아시아 문학은 아마도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루쉰이나 이광수의 문학과는 달리 나쓰메 소세키한테는 통쾌한 유머가 있다. 루쉰의 웃음은 가혹할 만큼 쓰디쓰고 이광수는 전혀 웃을 줄 모르는데, 소세키 혼자 웃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속해 있던 국가가 서구 열강에 대한 수비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 국가들에 대한 공격(침략)을 택했던 것과 연관이 있을까?지난 열흘 정도에 걸쳐서 나쓰메 소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