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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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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언어로 말하기 수십 년 동안 사이비 정치가 사람들의 감수성을 고취함으로써 그들을 오히려 어린애로 만들어 버린 데 대해 ‘성인언어’는 어린애처럼 좋은 생각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확보하여, 다른 사람이 정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성인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고려하는 언어의 성숙이다. _ 로베르트 팔러, , 이은지 옮김(도서출판 b, 2021) ===== 이렇답니다. 언제부터인지 출판에도 '나'를 주어로 한 책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나'의 고통을 전시하고, '나'의 불편함을 표시하고, '나'의 능력을 몰라 준다는 칭얼대는 어린이 같은 호소들...이 대량으로 복제되고 있다. '나'에서 '우리'로 크게 비약하지 못한 문집의 언어들이 여기저기 범람한다. 자기 언어를 타자의 언어로 만들지 못하..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5일(수)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드니 디드로,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김희영 옮김, 민음사, 2013) 중에서 ― 여자들만이 사랑할 줄 안답니다. 남자들은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156쪽)― 육체를 가진 두 존재가 최초로 서약한 곳은 부서지는 바..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1일(토)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리쩌허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중에서 ― 사상가들과 한 시대에 명성을 떨쳤던 각종 낭만파는, (중략) 독일이 분산되고 낙후되고 연약한 상태에서 통일되고 강대하고 풍족해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