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작가와 독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최고 권위의 문학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노벨문학상의 한강 작가와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나란히 수상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올해 대상 수상자는 예소연 작가의 [그 개와 혁명]입니다.
[예소연 작가 / 이상문학상 대상 작가 : 대학 시절에 소설을 쓰느라 힘들 때 도서관에 가서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차례로 천천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래서) 지금이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상문학상을 운영하던 문학사상사가 재정난을 겪자 새로운 출판사가 운영권을 인수해 첫 수상자를 배출한 겁니다.
기존 방식과 달리 웹진 발표작이나 다른 문학상 수상작 등 모든 작품을 후보에 올렸습니다.
[다산북스 대표 김선신 : 48년 동안 이어진 전통, 그것은 올 한해 동안 발표된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을 선정한다는 그 전통은 꼭 유지돼야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문학상은 명맥을 유지했지만 문학사상은 사실상 1년째 폐간 상태입니다.
1972년 창간된 문학사상은 고 이어령 평론가 등이 주간으로 참여해 역량 있는 문인 발굴과 함께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7월 메세나 활동의 일환으로 부영그룹이 인수해 재창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제본까지 끝낸 재창간호가 석연찮은 이유로 인쇄가 돌연 중단됐습니다.
생각보다 적자 폭이 컸다, 재창간호에 실린 황석영 작가의 인터뷰에 정치적 부담을 느꼈다 등 뒷말만 무성합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 : 메세나는 기본 원칙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제대로 되기가 너무 어렵거든요. 그래서 그 문학 안의 논리, 내지 문화 논리를 존중하고 / 지원하지 않으면 잘 운영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지난해 한국문학은 오랜 염원인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반세기 이상 유지된 권위 있는 문예지 하나 지켜내지 못한다는 자조 섞인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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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기사에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기업이 문학이나 예술을 지원할 때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은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뿐이다.
아래는 YTN 방송 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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