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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6)동네 서점에 손 내미는 출판사들]'나만의 책' 찾는 독자들, 틈새시장을 열다

대형·온라인 마케팅서 선회

소규모 '한정판 문고' 새바람

할인·기념품보다 '물성' 중시

책방주인 체험 등 기획 신선


각자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동네 책방'이 하나둘 생활 주변에 자리 잡으며 대형 출판사의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출판사들은 신간 도서 예약판매나 기념품 증정 행사를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진행했으나, 동네 서점 마케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지난 여름 전국의 동네 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문고를 발간했다. '쏜살 문고 동네서점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등 2권의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와 서울의 독립서점 '51페이지'의 제안으로 시도된 실험으로, 3쇄를 찍어 4천부 이상을 판매하는 등 출판사도 예상하지 못한 뜻밖의 성과를 거뒀다.

조아란 민음사 콘텐츠팀장은 "독자들이 서점에 가야 할 이유가 있으면, 오프라인 서점을 찾는다는 것을 확인한 경우였다"며 "동네 서점을 찾는 독자를 위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학동네 출판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김애란의 '바깥은 여름' 등의 예약판매를 동네서점을 통해서 진행했다. '기사단장 죽이기'의 경우는 추첨을 통해 저자 친필 사인본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종전까지 대형·온라인 서점에서만 진행되던 행사였다.

문학동네는 책을 좋아하는 독자를 추첨해 1주일 동안 동네서점 주인이 되어보는 기회를 주는 행사도 진행했다. '가을엔 책방을 열어요'라는 프로젝트로, 신촌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경의선 책거리에서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작은 서점인 '문학 산책' 공간을 활용한 행사다.

독자들에게는 평소 꿈꾸던 책방 주인이 될 기회를 주고 손님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이 행사의 핵심이다.

김소영 문학동네 부국장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동네 서점의 가치를 인정하고 저변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시도였다"며 "나름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1인 서점, 지역(동네) 서점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출판사들의 이러한 시도들이 동네 서점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동네책방 산책'의 홍지연 책방지기는 "동네 서점에서는 온라인 서점과 같은 할인 혜택이나 기념품을 주기도 힘든 여건으로, 손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그런데 출판사의 이런 다양한 시도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며 "꾸준히 동네 서점을 찾아 책을 고르는 독자를 출판사들이 붙잡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효율성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에서는 대형 베스트셀러 이외의 질 좋고 내용이 단단한 좋은 책들이 독자들에게 발견되기 힘든 구조"라며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책의 물성을 보고 책을 고르는 동네 서점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마케팅 방식이 건강한 출판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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