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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職)/책 세상 소식

[오늘의 출판뉴스] 예약 판매에 대하여


오늘 연합뉴스 기사가 출판계 트렌드로 예약 판매를 다루고 있다. ‘발견성(discoverability)’ 문제와 관련한 꽤 흥미로운 기사였다.


출판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도입한 예약 판매 방식이 도서 판매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발간을 앞둔 책 홍보와 독자들의 관심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예약 판매 책 종류와 판매량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독자들에게 판매되기 전에 사전 예약 형식으로 판매된 책 수는 총 9천135권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3천218권)과 비교해 183%나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은 3천275권으로 2011년과 비슷했지만 2013년 4천684권, 2014년에는 6천445권, 지난해에는 9천135권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분위기다.

예약 판매 도서가 증가하면서 예약 판매 도서의 판매량 역시 크게 증가했다. 

전년도와 대비해 2012년은 1.8%, 2013년은 43%, 2014년은 37.6%, 지난해에는 41.7%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중략) 

예스24 뉴미디어팀 이윤정 파트장은 “출판사들이 신간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예약 판매 방식을 널리 쓰고 있다”면서 “예약 판매 때 도서를 구입한 독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해 예약 판매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예약 판매의 본질은 ‘책의 발견’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사에도 이미 나와 있듯이,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를 제외하면, 예약 판매 그 자체로 판매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윤정 파트장이 슬쩍 이야기한 것처럼, 판매량을 높이려면 ‘다양한 혜택’을 예약 판매와 함께 제공해야 한다. 마케팅 비용을 출간 이전에 미리 집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예약 판매는 ‘책의 발견’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출판사가 행할 수 있는 가장 값싼 도구 중 하나다. ‘판매량’은 늘려주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판매기간’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오늘날 책의 평균 판매기간은 오프라인 서점의 감소와 함께 극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별한 기회를 얻지 못하는 대부분의 책들은 3~5주 정도라면 판매대에서 퇴출되어 서점의 데이터베이스 상에서만 존재하게 된다. 물건이 아니라 정보가 팔리는 세상에서 이 정도 판매기간에 독자를 끌어들일 만큼 충분한 정보량을 발생시킬 수 있는 책은 이론적으로 거의 없다. 예약 판매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쓸 만한 소소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예약 판매의 증가는 출판사들이 본능적으로 이 문제를 깨닫는 중이어서가 아닐까?

요약해 보자. 출판사가 예약 판매를 하는 이유는 (1) 서적의 ‘판매기간’을 늘림으로써 독자와 직접 접촉하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2) 서적의 ‘콘텍스트’를 만들어줌으로써 책의 발견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출판 마케팅과 관련해서 예약 판매에 대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해 볼 수 있다. 예약 판매의 프로세스는 무엇인가? 예약 판매 기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효과적인 예약 판매 방식은 무엇일까? 예약 판매와 함께 설계할 만한 다양한 혜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예약 판매와 결합할 만한 다른 마케팅 도구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런 문제들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으므로, 연구와 함께 체계적 보고가 필요하다. 《기획회의》에서 특집으로 다루면 어떨까 싶다.


아래에 연합뉴스 기사 전문이 실려 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2/06/0200000000AKR20160206024600005.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