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고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21세기 고전] 어둠을 쌓아 노래를 만들다 _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 ※ 《경향신문》에 연재 중인 ‘21세기 고전’. 이번엔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를 다루었습니다. 이 작품이 나왔을 때, 우리는 용산이라는 인세지옥을 함께 목격하고 망연해 있었습니다. 사람이 불꽃 속에서 스러지는 참사를 보았지만, 입술이 얼어붙어 이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견디면서 언어를 보태 연대를 깊게 이루는 의무를 어떻게 다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이때 황정은이 『백의 그림자』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막힌 목을 뚫고, 굳은 혀를 풀고, 닫힌 입술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그 마음을 지켜보았기에, 여기에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어둠을 쌓아 노래를 만들다황정은의 『백의 그림자』(민음사, 2010) 『백의 그림자』와 함께 한국문학은 ‘새로운 세상’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