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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문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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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완독하고 서평을 쓰다 어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서 《세계의 문학》 신인상 심사가 두 차례 있었고, 그날마다 술자리가 있었다. 새로운 시인과 소설가를 만나는 건 언제나 가슴 뛰는 일이다. 또 오랜만에 친구들과 문단 후배들을 만나서 더 좋았다. 지난 금요일에는 월요일 부서장 회의 준비를 하느라 나올 책들을 살피고 시장을 들여다보느라 저녁 시간을 온통 보냈다. 책과 출판의 세계는 여전히 뜨겁고 읽고 싶은 책들은 항상 쏟아져 나오지만, 그 열기는 좀처럼 확산되지 못하는 듯하다. 동맥경화일까? 어딘가에서 흐름이 막혀서 역류가 계속 일어나는 느낌이다. 주말에는 읽던 책을 마무리하고 틈틈이 새로운 책을 고르느라고 보냈다. 『하버드 문학 강의』(이순, 2012)와 『돈키호테』(시공사, 2004)를 드디어 완독했..
드디어 돈키호테의 끝이 보이다 월요일 철학자 강신주가 SBS 텔레비전 힐링 캠프에 출연한 덕분에 『감정 수업』(민음사, 2014)의 판매량이 세 배 정도 올랐다.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일들을 챙기느라 도저히 틈을 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작년도 직원 업무 평가도 하고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곧 나올 책에 실린 좌담 원고 정리도 하느라 사적인 글을 쓸 시간은 없었다. 오늘 낮에는 『심경호 교수의 동양고전 강의 ―― 논어』(민음사, 2013)을 낸 심경호 선생님을 만나서 점심을 먹었는데, 새롭고 신기한 이야기도 많이 듣고, 환갑의 나이에도 학문의 열정에 불타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배우고 공부하고 읽고 쓸 수 있다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이제 『돈키호테』(시공사, 2004)의 끝이 보이는데, 너무나 아쉽다. 다 ..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31일(금) 설이다. 새벽에 일어나 재계한 후 오전에는 제사 올리고 세배 치르고 아버지 유택에 참묘하느라, 오후에는 정체를 뚫고 다섯 시간에 걸쳐 대전 처가에 내려왔다. 몸이야 비록 고단하지만 이렇게 한 번씩 만나 쌓아 두지 않으면 가족, 친척 간의 인정도 금세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근대는 단단한 모든 것을 공중에 날려 버렸기에, 예절처럼 형태로써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극도의 어색함, 또는 심하게 말하면 적대감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심형일체(心形一體)의 뜻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쩌면 앞으로의 지식에 가장 시급한 것일 수 있다. 처가에 도착해 잠시 동서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이를 틈타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박철 옮김, 시공사, 2004)와 로버트 콜스의 『하버드 문학 강의』(정해영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