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라이버시

(2)
기억과 망각의 이중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 김중혁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중혁의 세 번째 장편소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문학과지성사, 2014)는 최근 한국 소설에서 기이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테마인 기억과 망각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프라이버시의 자발적 유포에 의해 지탱되는 포스트 프라이버시 사회를 향해 무반성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한국 사회의 광적 열풍이 작가들의 예민한 무의식을 위협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문학동네, 2013)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역시 범죄소설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범죄의 극적인 해결보다는 포스트프라이버시 사회의 기억과 망각이라는 사회철학적 문제를 사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탐정물 특유의 지적 재미와 말초적 자극이 약한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편집자는 고백해야 하는가? 요즘 출판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본격 출판 팟캐스트 [뫼비우스의 띠지]의 첫 번째 방송 제목은 ‘사장님의 SNS’였다. 여기에 이른바 출판의 소셜화에 대한 고통스러운 유머가 있고, 신랄한 자기 긍정이 있으며, 변화에 대한 슬픈 응시가 있다. 출판이란 본질적으로 소통에 대한 것이고, 책은 그것을 위한 도구 중 하나이므로, 편집자나 영업자가 저자 또는 독자가 만나는 장을 열어 소통을 증진하는 것은 어쩌면 차라리 의무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왜 이 행위 앞에 고통, 신랄, 슬픔과 같은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를 이곳에서 길 잃게 한 것일까.편집자는 고백해야 하는가? 이 낯선, 그러나 신선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나는 찾지 못했다. 소셜이 가져온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은 말 그대로 저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