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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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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논어를 읽다 13] 숙위미생고직(孰謂微生高直) _누가 미생고를 곧다고 하는가? 5-24 공자가 말했다. “누가 미생고가 곧다고 하느냐? 어떤 사람이 그에게 식초를 얻으려 하니, 이웃집에서 얻어다 그에게 주었다.” 子曰, 孰謂微生高直? 或乞醯焉, 乞諸其隣而與之. 미생고는 곧은 사람으로 이름나 있었다. 미생고는 애인과 약속을 지키려고 장마철에 다리 밑에서 기다리다가 끝내 불어나는 물에 빠져 죽은 미생(尾生)의 설화와 관련 있는 사람이다. 즉, 목숨을 버려서라도 반드시 자신의 말을 지키려 했으니 미생고는 곧은 사람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공자가 생각하는 곧음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이 식초를 얻으러 왔을 때 자기 집에 식초가 없자 미생고가 이웃집에 가서 식초를 대신 얻어다 건네준 일이 있었다. 공자는 이 일을 예로 들면서 미생고가 솔직한 사람이 아니라고 품평한다. 아름다운 이름..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혈구지도(絜矩之道, 자로 헤아리는 길) 이른바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것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답게 대접하면 백성들이 효심을 일으키고, 윗사람이 웃어른을 웃어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공손함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외로운 이들을 구휼하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않을 것이니, 이 때문에 군자는 혈구(絜矩, 자로 헤아림)의 도를 갖춘다고 하는 것이다. 윗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고 아랫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뒷사람을 이끌지 말고 뒷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며, 오른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왼쪽 사람을 사귀지 말고 왼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오른쪽 사람을 사귀지 말라. 이것을 혈구의 도라고 일컫는 것이다. 所謂平天下在治其..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지기소지(知其所止, 그 머무를 곳을 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 9시부터, 홍동밝맑도서관에서 마을 사람들과 같이 사서(四書) 중 『대학』을 읽고 있습니다. 그 공부한 기록을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지금 경(經)은 모두 읽고 전(傳)의 세 번째 장을 읽는 중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나라 땅 천 리에 오직 백성들이 머무르고자 하는구나.”라고 했다. 『시경』에 이르기를, “지저귀는 노랑 새여, 언덕 귀퉁이에 머무는구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무를 바에 있어서 그 머무를 곳을 아나니, 사람으로서 어찌 새만 같지 못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詩云, 邦畿千里, 惟民所止. 詩云, 緡蠻黃鳥, 止于丘隅. 子曰, 於止, 知其所止, 可以人而不如鳥乎? 삼강령(三綱領) 중 지(止)의 뜻을 설명하는 구절들입니다. 고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