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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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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성찰하면서 사회를 다시 쓰기 - 2016년 한국 출판시장의 흐름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2016년 출판시장을 몇 가지 흐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기를 성찰하면서 사회를 다시 쓰기2016년 한국 출판시장의 흐름 “18년 동안 사익을 한 번도 추구하지 않았다”는 인간-기계가 통치하는 세상은, 틀림없이 무참하고 무의미하며 불행한 지옥일 것이다. 욕망은 타자로부터, 타자를 통해서 비로소 도래한다. 욕망이란 항상 타자에 대한 욕망이기에,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한 온전히 제거할 수 없다. 따라서 자기 욕망을 완전히 없애 버렸다고 믿는 자는 자기 삶에서 타자를 뿌리째 뽑아 버린 괴물이다. 그런 존재는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부르는 자’인 신이거나, 누군가 프로그래밍해 주는 대로 살아가는 꼭두각시 기계일 수밖에 없다. 타자가 보이지 않기에 눈앞에서 어두운 물속으로 가라..
민음북클럽 문학 캠프를 개최하며 지난 주말에 민음북클럽 패밀리 세일과 1박 2일 문학 캠프가 열렸다. 올해 행사도 독자들의 성원 속에 무사히 치렀다. 문학 캠프에서 짧은 환영사를 했는데, 첫 해인 만큼 즉흥으로 하는 게 왠지 부담이 되어서 짧은 글 하나를 써서 읽었다. 아래에 기록해 둔다. 민음북클럽 문학 캠프를 개최하며 일부 생물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아무것도 없이, 그러니까 ‘빈 서판’으로 태어납니다.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우리의 뇌는 기초적인 유전 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단백질 덩어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회백색 물질에 최초로 균열을 만들고 파문을 일으켜 신호를 기록하는 것은 소리들입니다. 그것은 신의 목소리처럼 천둥 속에서 들려옵니다.북소리처럼 두근거리는 어머니의 심장 소리, 허파의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이..
결혼에 대한 단상 철학은 다른 철학자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마주치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주장은 낯설지 않지만 실제로 그에 정직하게 답하는 철학을 만나기란 어렵다. 최근 일본의 한 철학자가 쓴 글을 보았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가령, 결혼은 좋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있다. 결혼은 친척이라는 뿐만 아니라 아이라는 궁극의 을 가져오기 때문에 이다. 결혼이란, 타자와 함께 사는 능력을 키우지 않는 한 인간에게 진보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국 교과서의 단일 민족 신화는 가능한 한 빨리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