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임규(任奎)의 강촌야흥(江村夜興, 강마을 밤에 흥이 일어서) 강마을 밤에 흥이 일어서 임규(任奎, 1119~1187) 달빛은 어스름한데 새는 물가로 날고,안개 앉은 강물은 저절로 물결치네.고깃배는 어느 곳에서 잠들려 하는가,아득한 곳에서 한 줄기 뱃노래 소리 들리네. 江村夜興月黑鳥飛渚,煙沈江自波.漁舟何處宿,漠漠一聲歌. 좋은 시는 한 폭 그림과 같은데, 그 안에서 소리조차 들려줍니다. 고려 인종 때의 문인 임규가 지은 이 작품은 좋은 시의 조건에 온전히 부합합니다. 시인은 저녁 어스름에 강가로 나와 있습니다. 해는 저물어 천지가 완연히 어둑해질 무렵입니다. 그믐달인지, 아니면 구름에 가렸는지 달빛조차 오늘따라 흐릿합니다. 새들은 하나둘씩 둥지를 찾아서 강가 모래톱으로 날아갑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물안개가 일어 강 위로 내려앉습니다. 그 사이로 물결이 일렁입니다.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