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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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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의 언어로 쓴 대한민국 철학사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이상북스, 2020)는 뜨거운 글이다. 일종의 격문 형태로 쓰여진 느낌이 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승려의 철학인 고려의 철학, 양반의 철학이었던 조선의 철학에 이어서 대한민국의 철학을 정립하려는 뜻을 품는다. ‘너 자신을 알라’는 철학의 명령에 답하는 현재의 주체는 민중이다. 동학농민혁명과 3.1혁명의 주체로 “고난과 슬픔 속에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민중이다. 스스로를 철학 노동자로 칭하는 저자는 이 책으로써 민중들에게 먹일 ‘뜻’ 있는 철학을 생산하려 한다. 유대칠에 따르면, 한국 철학은 ‘나’를 ‘희망의 시작’으로 놓는 철학이다. “민중의 철학은 ‘나’로부터 시작해 스스로 ‘나’로 돌아오는” 주체의 철학이면서 이 “‘나’가 ‘홀로 있음’의 ‘나’가 아니라 ‘더불어 있음’의 ..
‘복각본 시집’ ‘컬러링북’... ‘문구형 도서’의 시대가 열리다 《신동아》 2016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복각본 시집’ 열풍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 시집의 성공을 주로 ‘책스타그램’ ‘소장 가치’ ‘복고 열풍’ ‘팬덤’ 등의 키워드로 이야기합니다. 일단 ‘팬덤’은 어불성설이니까 논외로 하고, 나머지 분석은 나름대로 좋은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의 열풍을 ‘컬러링북 열풍’과 함께 ‘곁다리 책’이라는 키워드로 살펴보았습니다. 책의 주류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항상 책 곁에서, 책과 나란히 발전해 온 책들(기프트북, 액티비티북 등)이 초연결사회를 맞이하여 산업적으로 전면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현상에 ‘문구형 도서 시대’의 개막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쪽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꾸준히 늘어..
지하철 시에 대하여(기독교방송 인터뷰) 열흘 전에 기독교방송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지하철 시와 관련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새벽에 한 인터뷰여서 힘들었습니다만, 아래 기사로 정리되어 나왔기에 블로그에 일단 옮겨둡니다. 아무래도 입말을 옮긴 것이라서 거칠기에, 본래 제가 예비 질문지에 써 두었던 글로 대체해서 게시합니다. “수준 미달 지하철 詩, 알고 보니 문단 장삿속?”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장은수 (문학평론가) 출근길 만원 지하철을 기다리시면서 지금 이 시간에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 많으시죠? 지하철을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주는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지하철 내의 스크린도어에 실린 시 한 편인데요. 대부분 읽기도, 이해하기도 쉬운 시들이죠. 보시면서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