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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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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성찰하면서 사회를 다시 쓰기 - 2016년 한국 출판시장의 흐름 《시사인》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2016년 출판시장을 몇 가지 흐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기를 성찰하면서 사회를 다시 쓰기2016년 한국 출판시장의 흐름 “18년 동안 사익을 한 번도 추구하지 않았다”는 인간-기계가 통치하는 세상은, 틀림없이 무참하고 무의미하며 불행한 지옥일 것이다. 욕망은 타자로부터, 타자를 통해서 비로소 도래한다. 욕망이란 항상 타자에 대한 욕망이기에,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한 온전히 제거할 수 없다. 따라서 자기 욕망을 완전히 없애 버렸다고 믿는 자는 자기 삶에서 타자를 뿌리째 뽑아 버린 괴물이다. 그런 존재는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부르는 자’인 신이거나, 누군가 프로그래밍해 주는 대로 살아가는 꼭두각시 기계일 수밖에 없다. 타자가 보이지 않기에 눈앞에서 어두운 물속으로 가라..
다빈치는 조약돌 하나를 보고 산을 상상했다 _ 실뱅 태송, 『여행의 기쁨』(문경자 옮김, 어크로스, 2016)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조약돌 하나를 보고 산을 상상했다. 소로는 귀뚜라미 노랫소리에서 신의 음성을 들었다. 반 고흐는 전원에서 풍경의 역선(力線)들을 보았다. 네르발은 파리의 길들과 자기 영혼의 미로를 혼동했다. 풀카넬리는 황금비가 천체의 운행을 지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술을 둘러싼 꽃잎들의 배치도 주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위고는 산사나무 향기가 별자리와 무관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견자(見者)’는 눈이 만족하는 곳에서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엽적인 것들을 모두 뒤져서 우주를 추격한다. 이것이 관찰에 적용되는 환유의 원리다. 여행자는 풀잎에서 우주로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어야 하고, 머리 위로 지나가는 구름을 보고 평면구형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정신이 모래알 하나로도 충분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