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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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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판시장의 2016 마케팅 트렌드 5가지 북비즈니스 온라인판에 실린 영국 출판시장의 2016년 마케팅 트렌드 5가지는 무척 흥미롭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영국의 출판 마케터들이 올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싶어 하는 마케팅 도구였다. (1) 소셜미디어, (2) 독자 직접 판매, (3) 온라인 서점, (4) 이벤트, (5) 뉴스레터 순이었다. 온라인 서점을 제외하면 모두 독자와 직접 연결된 상태로 마케팅을 전개하려는 열망에서 나왔다. 한국 출판사들의 마케팅이 서점 연결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상당한 대비가 된다. 이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좁디좁은 서점 공간에서 경쟁해 가면서 판매를 일으키려고 애쓰는 일은 많은 출판 마케터들한테 힘겹고 괴로운 일이다. 그러나 독자와 직접 연결되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험해 가면서 상황을 주도하게 되면 출판 자체가 ..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11일(토) 절각획선(切角劃線)은 책장의 귀를 접고 밑줄을 긋다는 뜻으로 리쩌허우가 쓴 글 제목에서 가져온 말이다. 이는 책의 핵심을 파악하려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고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읽기의 금언으로 삼아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 그러고 보면 옛 선인들은 매일 읽은 것을 옮겨 적고, 나중에 이를 모아서 편집하여 하나의 책을 만듦으로써 읽기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그로써 새로운 지혜를 축적하고 표명했다. 이 기록이 언젠가 그 끝자락에라도 닿기를 바라면서. (1) 리쩌허우,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이유진 옮김, 글항아리, 2013) 중에서 ― 사상가들과 한 시대에 명성을 떨쳤던 각종 낭만파는, (중략) 독일이 분산되고 낙후되고 연약한 상태에서 통일되고 강대하고 풍족해지는 과정..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정예영 옮김, 을유문화사, 2008)을 읽다 삼류 작가의 시시한 작품보다 거장의 걸작을 오해하기는 얼마나 쉬운가. 어린 시절, 루카치의 ‘리얼리즘의 승리’라는 마르크스주의 문예 미학의 깃발 아래 읽었던 발자크의 작품들은 얼마나 재미없었던가. 그때는 소설 속 인물들의 인생은 보이지 않고, 작가의 사상이 왕당파에 가까운 데도 불구하고 그 핍진한 묘사 때문에 소설 내용이 ‘부르주아의 승리’라는 역사적 법칙의 엄중함에 따른다는 것만을 눈에 불을 켜고 확인하려 들었다. 작품마다 독자를 압도하는 거대한 관념들의 전개, 귀족 세력을 서서히 압박해 들어가는 상인 세력의 발흥, 그 갈피에서 오로직 역사 법칙에만 복무하는 듯한 인물의 행위들, 이런 독서는 결국 나의 발자크 읽기를 극도로 피로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나는 발자크 작품들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극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