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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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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근대를 넘어서 윤리의 근대로 냉전이 끝나고 근대가 전면적으로 개화하며 전 세계가 미국과 프랑스를 본받아 자유를 원리로 하는 국가, 사회, 제도를 만들기 시작하던 바로 그때, 역설적으로 근대가 힘을 잃고 소모되어 스스로를 감히 ‘보편적’이라고 내세울 수 없음이 분명해졌습니다. 1970년대 말에 일어난 이란혁명은 이 상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 징후였습니다. 중동 지역에 자유를 기본 원리로 삼은 국가가 아니라 ‘이슬람 부흥주의’의 기치를 내건 국가가 등장하면서 중동은 격동의 시대로 빠져들었습니다. (강상중) ====== 자본주의는 자유로운 개인을 내세우고 정치-경제-종교의 분리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경제(돈)가 모든 사회 조직을 지배하는 근대라는 게 마르크스의 뛰어난 통찰이다.레닌이 발명한 소비에트는 국가와 사회를 하나로 묶는 총력..
깨어난 인간은 자기 내부에서 힘을 발견한다 _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정영목 옮김, 푸른숲, 2003) 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정영목 옮김, 푸른숲, 2003)를 다시 읽었습니다. 읽을 때마다 거룩한 삶에 대한 갈망이 내면에서 더욱 크게 솟는 것을 느낍니다. 나이 들수록 하루하루가 헛헛해지는 이 기분은 늙고 병들어 죽는 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 탓일까요. 아아, 마음에 고요한 중심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내면에서 일어선 힘으로 이 무의미한 자아의 바깥으로 나갈 출구가 보이기를 바랍니다. 이 책이야말로 언젠가, 독서 모임을 이루어, 같이 읽고 싶습니다. 붓다는 인간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25쪽) 괴로움이라는 현실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영적 삶은 시작도 할 수 없다. 그 현실이 우리 존재 전체에 완전히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마음에 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