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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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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안수(晏殊)의 「서원(西垣)에 석류꽃이 피다[西垣榴花]」 서원(西垣)에 석류꽃이 피다안수(晏殊) 산 나무에 달콤한 열매 달리나니,맑은 궁중에 뿌리를 내렸구나.시절은 꽃이 흩날려 떨어지는데,홀로 무더운 바람 타고 피어나누나. 西垣榴花晏殊 山木有甘實,托根淸禁中.歲芳搖落盡,獨自向炎風. 안수(晏殊)는 송나라 때의 학자이자 시인입니다. 오랜 전란으로 무너진 학교의 부흥에 힘써 범중엄(范仲淹), 구양수(歐陽修) 등을 길러냈습니다. 「서원(西垣)에 석류꽃이 피다」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요즈음 같은 초여름에 읽기 좋은 시입니다. 서원(西垣)은 서대(西臺), 즉 중서성(中書省)의 별칭입니다. 중서성은 주로 황제의 조칙을 작성하는 등 황제의 비서실 같은 기관으로 황제의 힘이 강화될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궁궐의 서쪽 담 근처에 있었으므로 서대 또는 서원이라고 불렸..
주세붕(周世鵬)의 종이창에 새기다(紙窓銘) 종이창에 새기다 주세붕 종이창은 능히 밝은 빛을 받아들이나니, 그것을 더럽히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종이창은 능히 바람을 막아 주나니, 그것을 찢는 사람은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이 방에 살면서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가짐을 닦으려는 사람은 사악한 생각이 깃들지 않도록 힘쓰라. 紙窓銘紙窓能納明, 汚之者自欺. 紙窓能御風, 破之者自危. 居是房而欲正心修身者, 庶幾無邪思. 이 글은 주세붕(周世鵬)의 문집인 『무릉잡고(武陵雜稿)』에 실려 있는 글이다. 주세붕은 이 글에서 종이창을 마음에 비유하고 있다. 종이창이 빛을 투과하고 바람을 막는 것처럼, 마음 역시 끝없이 정갈함을 유지해 밝은 빛으로 채우고 구멍 나지 않게 챙겨서 헛된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유지해야 함을 경계한다. 요즈음은 우리의 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