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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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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말한다, 이 부정의한 세상에 - 마흔 권의 책으로 말하는 2010년대 책 의 결산 2019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또한 달리는 말에서 갈라진 벽의 틈새를 보듯, 2010년대도 훌쩍 지나갔다. 지난 10년 책의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09년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티브 잡스’가 열어젖힌 ‘제4차 산업혁명’의 봇물에 휩쓸려 그사이 삶의 전 영역이 ‘좋아요’와 ‘하트’ 놀이에 중독됐다. ‘생각을 빼앗긴 세계’에서 우리는 어느새 정보와 상호작용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됐다. 머리 한쪽이 늘 멍한 산만함에서 우리 정신을 지켜 주는 것은 역시 호흡 긴 서사인 책밖에 없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다시, 책으로’ 돌아와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책의 대지에 핀 꽃들은 자주 불(不)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먼저, ‘정의란 무엇인가’가 사유의 어둠 속에 찬란한 빛..
르네상스시대에도… 루이 14세때도… 회계(會計)가 곧 ‘심판’이었다 2주에 한 번씩 《문화일보》에 서평을 씁니다. 이번에 다룬 책은 역사학자 제이컵 솔의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정해영 옮김, 메멘토, 2016)입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회계가 역사에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를 추적한 아주 흥미로운 책입니다. 서평에는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지만, 제 평소 관심사 때문인지, 특히 회계적 상상력이 문학과 예술에서 어떻게 발현되었는가를 이야기한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단테, 보카치오, 디킨스, 라블레, 로크, 마키아벨리, 몽테뉴, 발자크, 베이컨, 생시몽, 세르반테스, 소로, 스위프트, 아우구스투스, 올컷, 워즈워스, 콘래드, 카스틸리오네, 키케로, 마크 트웨인 등 이 책에 나오는 인물만으로 따로 문학사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