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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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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철학, 개발과 착취에서 경이와 생명으로 “끝없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는 바다 앞에서 우리 인간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독일의 철학자 군터 슐츠가 『바다의 철학』(김희상 옮김, 이유출판, 2020)에서 묻는다. 바다는 인간을 때로는 매혹하고, 때로는 위협한다. 모험가의 가슴에 미지의 세계를 향한 무한한 상상을 부풀리고, 항해자의 눈앞에 운명의 단두대를 세워 잔혹한 좌절을 불러온다. 다리 달린 육상 동물인 인간은 바다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는 동시에, 몸을 단련해 헤엄치고 배를 만들어 항해함으로써 자유를 이룩한다. 헤겔을 빌려 말하자면, 주어진 자연을 넘어서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해 가는 것은 인류의 역사이고 정신의 운동이다. 바다를 생각하는 것은 곧 인간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다. 바다가 일으킨 생각의 역사, 즉 ‘바다의 철학’을 들여..
프랑스 카페의 역사 카페의 기원카페(cafe)라는 말은 터키어 카흐베하네(kahvehane)에서 연유한다. 카르베하네는 카흐베(kahve, 커피)와 하네(hane, 여관 또는 선술집)가 합쳐진 말이다. 카흐베의 어원은 카흐와(quhwa) 또는 카와(khawah)인데, 이 말은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다’는 뜻이다. 커피는 본래 이슬람 수피들이 종교의식을 위한 신성한 각성제로 이용했다. 현세 부정의 화신인 수피들이 철저히 비사교적이었던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카페는 ‘활기를 불어넣는’ 커피의 힘을 이용해 활발한 사교의 장을 열어젖힌다. 카페는 커피가 본래의 종교적 기능을 잃고, 세속화하면서 생겨난 사교 공간에서 출발했다. 카페의 나라 프랑스프랑스는 ‘카페의 나라’이며, 세계 카페 문화의 중심지이다. 1686년 카페가 처음 생겨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