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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셀레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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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27일(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함부로 묻지 못할 질문이다. 사람들은 이 고통스러운 질문이 자신 앞에 제발 다가오지 않기를 끊임없이 기원한다. 지독한 어리석음! 그러나 살아가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이 질문을 회피할 길은 없다. 이것은 세계의 어둠 속에서 불쑥, 그러나 치명적으로 우리를 엄습한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자기 자신의 빛이 없다면 타인의 빛으로 자신을 밝힐 수는 없다.”(『라 셀레스티나』) 오늘 후배랑 아주 길게 이야기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오늘부터 20세기 중국 최대의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지셴린(季羨林)의 에세이 『인생』(이선아 옮김, 멜론, 2010)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 알라딘 세일 때 샀던 책 중 하나다. 베이징대의 터줏대감 중 한 사람으로 ‘국학대사(國學大師)’라고 불린 인..
라 셀레스티나(을유세계문학전집 31) 페르난도 데 로하스의 『라 셀레스티나』(안영옥 옮김, 을유문화사, 2010)는 1499년에 나온 스페인 최초의 소설이다. 구성은 인물들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 희곡처럼 되어 있으나 공연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읽어 주는 소설로 알려져 있다. 칼리스토와 멜라베아의 비극적 사랑을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의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욕망을 숨김 없이 그려낸 이 작품은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나와서 중세 가톨릭 전통과 신흥 르네상스 정신이 뒤섞인 채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이후에 전개될 스페인 정신의 한 원형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남김 없이 드러내는 강렬한 표현들과 생동감 넘치는 대화는 이 작품이 왜 걸작인지를 저절로 알게 해 준다. 게다가 페이지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