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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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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삼자경을 읽다 2] 구불교(苟不敎), 성내천(性乃遷). 교지도(敎之道), 귀이전(貴以專) 진실로 가르치지 않으면, 성품은 이내 옮겨간다. 가르침의 도는 한결같음을 귀하게 여긴다. 苟不敎, 性乃遷. 敎之道, 貴以專. 구불교(苟不敎), 성내천(性乃遷).구(苟)는 ‘진실로’라는 뜻이며, 문장 앞에 오면 ‘진실로 ~한다면’으로 풀이합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가르침(敎)이란 본받게 하는 것입니다. 부모나 스승이 하는 바를 본떠서 사람다움을 익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乃)는 이 구절에서는 ‘곧’ ‘금세’라는 뜻입니다. 천(遷)은 ‘옮겨가다’, 즉 ‘변하다’라고 새깁니다. 사람의 성품은 본래 선하다고 했으므로, 여기에서는 나쁜 쪽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교지도(敎之道), 귀이전(貴以專).전(專)은 오직 하나에만 마음 쓰는 일을 말합니다. 성(誠)이나 충(忠)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
[시골마을에서 삼자경을 읽다 1] 인지초(人之初), 성본선(性本善). 성상근(性相近), 습상원(習相遠)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성품이 본래 선했다. 성품은 서로 가까우나, 습관은 서로 멀다. 人之初, 性本善. 性相近, 習相遠. 오늘부터 『삼자경(三字經)』을 조금씩 읽으려고 합니다. 『삼자경』은 송(宋)나라 때 만들어진 책으로 왕응린(王應麟)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세 글자를 한 구로 해서 쉽게 한문 문장을 익힐 수 있도록 만든 교과서로,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도리 등을 유가(儒家)의 입장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중국 역사를 다룬 부분이 점차 증보되면서 요즈음 가장 많이 읽히는 판본(1928년 장병린이 편집한 책)은 근세사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장병린의 판본에 따라 공부하려고 합니다.『삼자경』은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읽히지 ..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단단혜무타기(斷斷兮無他技, 한결같이 정성스러울 뿐 다른 재주는 없구나) 「진서(秦誓)」에 이르기를, “한 사람 신하가 있어서 한결같이 정성스러울 뿐 다른 재주는 없으나, 그 마음이 너그러워서 [남을] 포용함이 있는 것 같다. 남이 재주가 있으면 자신한테 그것이 있는 것처럼 여기고, 남이 뛰어나고 총명하면 그 마음으로까지 좋아하지 그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능히 그들을 포용할 수 있으니 이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을 보전할 수 있으니 또한 이로움이 있기를 바랄 수 있겠구나! [다시 한 신하가 있어서] 남이 재주가 있으면 시샘하고 질투하여 그를 미워하고, 남이 뛰어나고 총명하면 이를 어그러뜨리고 [임금과] 통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사람은 포용할 수 없으니 이로써 우리 자손과 백성을 보전할 수 없으니 도한 위태롭구나!秦誓曰, 若有一个臣, 斷斷兮, 無..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유명불우상(惟命不于常, 천명은 항상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강고(康誥)」에 이르기를, “무릇 천명이란 항상 머무르는 것이 아니니라.”라고 했다. 이는 선하면 이를 얻고 선하지 못하면 이를 잃음을 말한다. 「초서(楚書)」에 이르기를, “초나라는 보물로 삼는 것이 없고, 오직 선함을 보물로 삼을 뿐입니다.”라고 했다. 구범(舅犯)이 이르기를, “망명한 사람은 보물로 삼는 것이 없고, 친인(親人)을 사랑하는 것을 보물로 삼습니다.”라고 했다. 康誥曰, 惟命不于常. 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楚書曰, 楚國無以爲寶, 惟善以爲寶. 舅犯曰, 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 여기에서는 전고(典故)를 세 편 들어 왜 재물을 얻는 것이 근본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 근본이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첫 번째로 든 예는 주공(周公)이 막내인 강숙(康叔)을 봉하여 보내면서 충고한 「강고」에..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德者本也, 財者末也) 『시경』에 이르기를, “은(殷)나라가 아직 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았을 때 능히 하늘의 짝이 될 수 있었네. 마땅히 은나라를 살필지어다. 큰 명(命)은 (지키기) 쉽지 않으니.”라고 했다. (이는) 뭇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뭇 사람(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군자는 먼저 덕을 삼가는 것이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으면 땅이 있고, 땅이 있으면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쓰임이 있는 것이다. 덕이 근본이요, 재물은 말단이다. 근본을 멀리하고 말단을 가까이한다면, 백성들을 다투게 하고 빼앗음을 베푸는 꼴이다. 이런 이유로 재물을 모으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물을 흩으면 백성은 모이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말이 어그러져서 나가면 또한 어그러..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혈구지도(絜矩之道, 자로 헤아리는 길) 이른바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것이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 달려 있다는 말은, 윗사람이 노인을 노인답게 대접하면 백성들이 효심을 일으키고, 윗사람이 웃어른을 웃어른으로 대접하면 백성들이 공손함을 일으키며, 윗사람이 외로운 이들을 구휼하면 백성들이 배반하지 않을 것이니, 이 때문에 군자는 혈구(絜矩, 자로 헤아림)의 도를 갖춘다고 하는 것이다. 윗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아랫사람을 부리지 말고 아랫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윗사람을 섬기지 말며, 앞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뒷사람을 이끌지 말고 뒷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며, 오른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왼쪽 사람을 사귀지 말고 왼쪽 사람에게서 싫어했던 바로 오른쪽 사람을 사귀지 말라. 이것을 혈구의 도라고 일컫는 것이다. 所謂平天下在治其..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의기가인(宜其家人, 그 집안 사람들과 잘 지내리) 『시경』에 이르기를, “복숭아는 탐스럽고, 그 잎은 무성하네. 이 딸이 시집가니, 그 집안사람들과 잘 지내리.”라고 했다. 그 집안사람들과 잘 지낸 이후에야 가히 그로써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형 노릇도 잘하고, 아우 노릇도 잘하네.”라고 했다. 형 노릇도 잘하고 아우 노릇도 잘한 이후에야 가히 그로써 나라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그 거둥이 어그러지지 않으니, 이 사방 나라들이 [본받아] 바르게 되리라.”라고 했다. 그 아비 됨과 아들 됨과 형 됨과 아우 됨이 본받을 만한 이후에야 백성들이 그를 본받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함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다.詩云, 桃之夭夭, 其葉蓁蓁. 之子于歸, 宜其家人. 宜..
[시골마을에서 대학을 읽다] 소장호신불서이능유제인자(所藏乎身不恕而能喩諸人者) 미지유야(未之有也)(몸에 간직한 바가 서(恕)가 아니면서 능히 남을 깨우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있지 않..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어짊[仁]으로써 이끌자 백성들이 (기꺼이) 그 가르침을 따랐다. 걸임금과 주임금이 천하를 포악함으로써 이끌자 백성들이 (마지못해) 그 가르침을 따랐다. 그 명령하는 바와 그 좋아하는 바가 반대여서는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군자는 자기에게 (어짊이) 있은 이후에야 비로소 남한테서도 (그 어짊을) 구하고, 자기에게서 (포악을) 없앤 이후에야 비로소 남한테 (그 포악을) 아니라고 한다. 몸에 간직한 바가 서(恕)가 아니면서 능히 남을 깨우친 사람은 아직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는 데 달려 있는 것이다. 堯舜帥天下以仁, 而民從之. 桀紂帥天下以暴, 而民從之. 其所令反其所好, 而民不從. 是故, 君子有諸己而後求諸人, 無諸己而後非諸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