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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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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이몽양(李夢陽)의 '어촌의 저녁노을[漁村夕照]' 어촌의 저녁노을 이몽양(李夢陽) 석양은 동정호에 지고,그물은 맑은 못을 끌어당기네.황금 비늘이 한 길이라도,볼 수는 있으나 잡을 수는 없구나. 漁村夕照 西陽下洞庭,網集淸潭上.一丈黃金鱗, 可見不可網. 지난주에 이어서 명나라 이몽양의 시를 읽겠습니다. 제목에 나오는 ‘석조(夕照)’는 저녁노을을 가리킵니다. 이 시 역시 격조가 높습니다. 풀이해 놓으니 덧붙일 말이 더 없을 만큼 깔끔합니다. 어느 저녁, 시인이 맞이한 한 호숫가 마을의 풍경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릅니다.첫 구절의 ‘서양(西陽)’은 ‘서쪽으로 지는 해’라는 뜻으로 석양을 가리킵니다. 동정(洞庭)은 동정호(洞庭湖)를 말합니다. 동정호는 장강(長江) 상류에 있는 거대한 호수로, 과거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였으나 지금은 조금 면적이 줄어들어서 두..
동의에 대하여 (브레히트) 무엇보다 중요하게 배워야 할 것은 동의,많은 사람들이 ‘예’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동의는 아니다.많은 사람들은 질문을 받지 않고,많은 사람들은 틀린 것에 동의한다. 그 때문에무엇보다 중요하게 배워야 할 것은 동의.― 브레히트, 「긍정자․부정자」에서 어제 풍월당 문학 강연을 마치고, 올해 열한 번째 책으로 이상면의 『브레히트와 동양 연극』(평민사, 2001)을 읽기 시작하다. 브레히트의 희곡 「긍정자․부정자」, 「두란도트 혹은 세탁부들의 회의」가 실린 책이다. 브레히트의 「중국 연극에 대하여」, 「중국 연극예술의 소외효과에 대해」도 있다. 번역은 너무 딱딱해 구두를 씹는 맛이 나서 습관적으로 빨간 펜을 들고픈 생각이 계속 들지만, 내용은 대가답게 정말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