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태풍』(박현석 옮김, 현인, 2012)를 읽다.
1며칠 동안 틈을 내어 나쓰메 소세키의 『태풍(野分)』(박현석 옮김, 현인, 2012)를 읽었다. 여름 무렵부터 국내에 출간된 소세키 작품을 하나씩 챙겨 읽기 시작했는데, 『도련님』(양윤옥 옮김, 좋은생각, 2007)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진영화 옮김, 책만드는집, 2011)에 이어서 세 번째이다. 소세키 소설들은 어느 작품이든 깊은 사유의 힘과 반짝이는 위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태풍』은 나쓰메 소세키가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하여 전업 작가로서 살아가기 직전인 1907년에 쓴 작품으로, 이전 작품인 『도련님』이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비하면 다소 직설적이고 관념적으로 작가의 문학에 대한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은 생동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양윤옥 옮김, 좋은생각, 2007)을 읽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들은 꽤 오래전에, 그러니까 아마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무렵에 읽고 지금까지 큰 관심을 두고 찾아 읽지는 않았다. 신구문화사나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등에 섞여 있던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우미인초」 같은 작품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 때. 이광수의 소설을 공부하면서 소세키가 자주 언급되곤 했는데, 그때는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일본 작품에 대한 폄훼가 살짝 학교 분위기여서 다시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나중에 회사에 들어와서 시마다 마사히코의 『피안 선생의 사랑』(현송희 옮김, 민음사, 1995)을 만들 때, 그 후에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박유하 옮김, 민음사, 2005)을 편집할 때, 꼭 한 번 다시 읽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