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포스터 월러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테니스의 미학이 탄생하다 스포츠가 예술의 일종임은 누구나 안다. 아름다우니까. 위대한 선수들은 모두 인체의 물리학을 위반한다. “인간 안에서 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초월”을 실행한다. ‘아!’ 하는 외마디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동작의 기적적 응축. 언어의 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순간적인 창조가 거기에 있다. 오랜 연습을 통해 인간의 모든 움직임을 극한에 이를 때까지 단련한 후에도, 아주 잠깐 동안만 구현할 수 있는 힘의 엄청난 약동. 그런데 순간은 예술이 아니다. 찰나의 덧없음을 영원의 형태로 붙잡아 둘 수 있는 미학적 힘이 있어야 비로소 예술이 된다. 위대한 선수들의 자서전은 흔히 자신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예술로 만드는 데 실패한다. 잘못은 없다. “한 번에 공 하나씩” 같은 언어적 클리셰에 대한 완전한 믿음과 게임에서 이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