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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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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육유(陸游)의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柳橋晩眺)」 저물녘 유교(柳橋)에서 내다보다 육유(陸游) 작은 물가에서 고기 뛰노는 소리 들리고,가로누운 숲에서 학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네.한가로운 구름은 비를 내리지 못하고,푸른 산 근처에서 흩날리누나. 柳橋晩眺陸游 小浦聞魚躍,橫林待鶴歸.閒雲不成雨,故傍碧山飛. 제목에 나오는 유교(柳橋)는 장강(長江) 하류에 위치한 항주(杭州) 근처의 지명입니다. 만(晩)은 ‘저녁’이라는 뜻이고, 조(眺)는 멀리 내다보는 일입니다. 유교만조(柳橋晩眺)는 ‘저물녘 유교에서 멀리 내다보다’로 풀이합니다. 지난주 이몽양(李夢陽)의 시 「어촌석조(漁村夕照, 어촌의 저녁노을)」에서는 동정호(洞庭湖)의 저녁노을을 감상했는데, 이번 주에는 항주 근처의 저녁노을을 즐기게 되네요. 시를 통해 절경(絶景)을 즐기는 것은 여행을 가서 눈으로 직접 즐기는..
[시골마을에서 한시를 읽다] 왕수인(王守仁)의 산속에서 제자들에게(山中示諸生) 산속에서 제자들에게왕수인(王守仁) 개울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나니물이 흘러감에 마음도 같이 한가롭다.산 위에 달이 떠오르는 것도 몰랐는데,솔 그림자 떨어져 옷 위에 얼룩지네. 山中示諸生 溪邊坐流水, 水流心共閑. 不知山月上, 松影落衣斑. 오늘 읽을 한시는 왕수인(王守仁, 1472~1529)의 「산 속에서 제자들에게 주다(山中諸示生)」라는 명나라 때 시입니다. 왕수인의 호는 양명(陽明)입니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로 앎과 함이 하나라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시는 자신의 깨달음을 함축해서 전하기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어떤 뜻에서 그런지 차분히 감상해 보겠습니다.먼저 왕수인의 사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그 역시 주자의 학문을 깊이 숙고하는 데에서 공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