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물코

(2)
지하철 소리 풍경 휴대전화의 이어폰이 무선으로 바뀌면서 지하철 등에서 민망할 때가 많다. 입술 앞에 휴대전화나 마이크가 없어서일까. 사람들 목소리가 저절로 커지면서, 본의 아니게 옆 사람 사생활을 생방송으로 듣곤 한다. 일종의 환지통 같은 것일지 모른다. 통화하는 본인은 소곤거린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물리적 실체를 느낄 수 없다 보니 저도 모르게 존재하지 않는 마이크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창피한 줄 모르고 지하철 한 칸이 다 들리도록 말이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도구는 인간을 바꾼다. 나로서는 아직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 본 적은 없으나 비슷한 일을 겪을 때마다 다짐하곤 한다. 유선 이어폰이 모조리 사라지면 몰라도, 저걸 쓸 일은 없을 거라고. 선이 없을 때 편리한 점도 없지는 않겠지만, 공중장소에서 ..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를 읽고 『우애의 경제학』을 추천하다 중앙일보 '이달의 책'에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가 선정되었다. 관련한 추천도서를 선정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한 권 고른 것이 가가와 도요히코의 『우애의 경제학』(홍순명 옮김, 그물코)이다. 이 책은 대안적 사회경제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다. 경쟁의 경제에서 우애의 경제로 나아가지 않는 한 이 지옥 같은 삶이 바뀔 희망은 전혀 없다.고욕망의 삶에서 저욕망의 삶으로 갈아타기, 즉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에 나오는 “텃밭에서 기른 채소로 자급자족하고, 산에서 구할 수 있는 목재로 난방과 취사를 하는 삶의 방식”을 통해 지역 경제가 자립하고 경제가 순환할 수 있다. 하지만 심지어 이 책을 이달의 책으로 추천하는 신문사의 기자조차 ‘원시인이 되란 말이냐’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짓고 살란 말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