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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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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의 언어로 쓴 대한민국 철학사 유대칠의 『대한민국철학사』(이상북스, 2020)는 뜨거운 글이다. 일종의 격문 형태로 쓰여진 느낌이 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승려의 철학인 고려의 철학, 양반의 철학이었던 조선의 철학에 이어서 대한민국의 철학을 정립하려는 뜻을 품는다. ‘너 자신을 알라’는 철학의 명령에 답하는 현재의 주체는 민중이다. 동학농민혁명과 3.1혁명의 주체로 “고난과 슬픔 속에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민중이다. 스스로를 철학 노동자로 칭하는 저자는 이 책으로써 민중들에게 먹일 ‘뜻’ 있는 철학을 생산하려 한다. 유대칠에 따르면, 한국 철학은 ‘나’를 ‘희망의 시작’으로 놓는 철학이다. “민중의 철학은 ‘나’로부터 시작해 스스로 ‘나’로 돌아오는” 주체의 철학이면서 이 “‘나’가 ‘홀로 있음’의 ‘나’가 아니라 ‘더불어 있음’의 ..
[오래된 독서공동체를 찾아서] <8>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패랭이꽃 버스에서 틔운 꿈, 그림책 도시 향해 달려요원주 ‘그림책 연구회’ 자녀들에 훌륭한 책 읽히려고박경리 선생 사랑방에서 첫 발읽기 모임 10년 만에 전국에 확산“어른들도 즐기는 도서관 꾸미자”전국에서 일흔다섯 명 의기투합사회적 기업 그림책도시 프로젝트 “어른들이 보기에는 어렵지만,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좋아합니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싶었는데, 깔깔거리며 어느새 한계를 넘어서는 거예요.”모임 장소로 들어서니 이미 토론에 힘이 붙었다. 원주시 단계동 주공아파트, 지은 지 서른 해가 넘은 전통 있는 아파트다. 건물은 다소 낡았지만 숲을 이룰 정도로 풍성한 나무들이 주변을 감싸서 아늑하고 시원했다. ‘그림책 도시’라는 로고가 붙은 현관 문턱을 넘어서자 다른 책 하나 없이 오직 어린이그림책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