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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시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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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글 『무미예찬』과 뜨거운 글 『혁명――광활한 인간 정도전』을 읽다 조금은 무기력한 주말이다. 안으로 밖으로 번잡한 생각이 많아 하루 종일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침에는 『심경호 교수의 동양 고전 강의 ―― 논어』(민음사, 2013)를 읽고, 한낮에는 정민 선생의 『우리 한시 300수』(김영사, 2014)를 읽고, 저녁에는 『괴테 시 전집』(전영애 옮김, 민음사, 2009)를 읽었으나, 한온(寒溫)을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인지 중년의 절정으로 치닫는 나이 탓인지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까지 YES 24에 보낼 글을 한 편 써야 하는데, 생각만 굴릴 뿐 손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인 번역서 한 권을 내는 문제로 새물결의 조형준 형과 대학로에서 만나 온갖 수다를 떨었다. 형은 뉴욕에서 두 해 정도 살다가 돌아온 지 열흘쯤 되었는데, 외국물을 길게 먹은..
절각획선(切角劃線) - 2014년 1월 30일(목) 명절 첫 날이라 오늘을 하루 종일 읽던 책들을 내키는 대로 읽었다. 방 청소를 하고 읽으려고 쌓아 둔 책들을 정리했다. 읽는 속도가 책이 쌓이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서 방이 점점 비좁아지는 중이다. 조만간 과감하게 읽지 않는 책을 버려야 할 때가 올 것 같다. 지셴린의 『인생』(이선아 옮김, 멜론, 2010)을 완독했다. 사유의 대가답지 않은 가벼운 에세이인데, 오히려 그 소박함과 평범함으로 사람을 끄는 데가 있다. 내용이 일부 중복되는 것은 대부분이 신문 등에 연재된 짧은 글을 모은 탓이다. 이 점은 대단히 아쉬웠다. 중국 지식인들의 장점이라면 자신의 글에 춘추 전국에서 명청에 이르는 명문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함으로써 그 논지에 품격을 불어넣고 깊이를 더한다는 점이다. 지셴린이 자주 인용하는 도연명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