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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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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 『검찰관』(조주관 옮김, 민음사, 2005)을 읽다 명불허전. 몇 번을 읽어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작품이 있다. 그중 하나가 고골의 대표작인『검찰관』(조주관 옮김, 민음사, 2005)이다. 이 격렬한 유머, 치열한 풍자,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어 가는 속물들의 연쇄, 작품의 인간들은 전혀 구원받을 수 없는 최악의 비천함 속에 빠져 있다. 한 치의 꺼리낌도 없이 고골은 우리를 인간의 속물성이 고스란히, 조금의 그늘도 없이 폭로되는 그 잔혹함 속으로 몰고 간다. 읽는 내내 정말로 즐거웠다. 조주관 선생의 해설은 이 작품의 미학적 성취와 쟁점 들을 고스란히 정리해서 보여 준다. 고골의 영원한 현재성은 근본적으로는 작가 본인에게서 나오겠지만, 어쩌면 이런 방대하면서도 정열이 넘치는 러시아 비평가들의 미학적 투쟁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오늘날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망오십(望五十), 매우(梅雨)에는 닥치고 독서 1두 주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는 시내에 전시회를 보러 외출하려다가 왠지 ‘읽는 일’을 하고 싶어져서 하루 종일 소파와 침대와 책상을 오가면서 책을 읽었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파워 클래식』(어수웅)에 실린 짤막한 서평 몇 꼭지를 챙겨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일본사 및 세계사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던진 화제작 『중국화하는 일본』(요나하 준)을 읽고, 그다음에는 『도련님』(나쓰메 소세키), 『그리운 친구여 - 카프카의 편지 100선』(카프카), 『검찰관』(고골), 『휘페리온』(횔덜린) 등의 고전, 『육체쇼와 전집』(황병승), 『단지 조금 이상한』(강성은) 등의 시집, 『배를 엮다』(미우라 시온),『엄마도 아시다시피』(천운영) 등의 소설, 그리고 2010년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열 권짜리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