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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읽기에 대하여

독서의 가치 _블로그, 잡지, 책 중 어떤 걸 읽는 게 더 좋을까?


평균적인 성인의 독서 속도는 1분에 약 250단어다. 평균적인 블로그 게시글은 약 800단어이므로 게시글을 읽는데 3분 30초가 걸린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을 들여서 독자는 무엇을 얻을까? 내 경우로 보자면 독자는 저자의 약 사흘치 노력을 얻는다.

일반적인 블로그 게시글 하나를 쓸 때 나는 1.5일을 들여서 해당 주제와 관련된 조사 작업을 하고 다시 1.5일을 들여서 원고를 쓴다. 조사 작업은 주로 책과 기사를 읽는 것으로 채워진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나누는 대화도 포함된다. (중략)

이것이 바로 가치의 교환이다. 독자는 3분 30초를 들여서 저자의 노력을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중략)

잡지의 기사를 살펴보자. <와이어드>나 <애틀랜틱 먼슬리〉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기사 말이다. 이런 기사들은 분량이 보통 약 5,000단어인데, 평균적인 사람이 모두 읽으려면 20분이 걸린다. 독자가 20분이라는 시간을 들이는 대가로 무엇을 얻을까?

내 경우로 보자면 독자는 저자의 약 4개월치 노력을 얻는다. 우선 저자는 한 달 동안 조사 작업을 한 다음에 6주에 걸쳐서 전문가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그 뒤에 다시 6주에 걸 쳐서 원고 집필 및 편집 작업을 한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내가 쓴 기사에 20분을 할애하겠다고 마음먹는 대가로 얻어가는 것은 나의 뇌 및 신체가 약 4개월 동안 쏟았던 그 모든 노력과 결과물이다.

이런 식으로 판단하자면 독자로서 잡지 기사를 읽는 일은 이익이 되는 거래다. 블로그 게시글과 비교하면 독자가 들이는 시간은 다섯 배 늘어나지만, 저자가 들이는 시간은 서른 배 늘어났다. 

그러나 책을 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얘기가 펼쳐진다. (중략) 이 책은 약 7만 5,000단어 분량이다. 평균 독자가 이 책을 다 읽으려면 약 다섯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 독자가 대가로 얻어가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저자가 인생에서 약 15년 동안 기울인 노력이다.

자, 그럼 이제 정리하는 차원에서 다음 수치들을 보자.

블로그: 3분으로 3일을 얻는다.
잡기 기사: 20분으로 4개월을 얻는다.
책 : 다섯 시간으로 15년을 얻는다.

블로그 게시글을 읽는 것보다 책을 읽는 일이 왜 더 나을까? 책에는 지식이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블로그에 찾아와서 다섯 시간 동안 게시물들을 글당 3.5분의 속도로 읽는다면 약 86편을 읽을 것이다. 다섯 시간을 들여서 257일치를 받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똑같은 다섯 시간 동안 책을 읽었다면 5,475일 치를 받아가는 셈이다. 책은 그 어떤 매체보다 지식을 밀도 높게 압축한 결과물이다. 이보다 이윤이 남는 장사는 여기 말고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_ 스티븐 코틀러, <멘탈이 무기다>, 이경식 옮김(세종, 202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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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답니다.

흥미로운 계산법...^^;;

강연, 다큐 등은 더 말할 것도 없죠. 

정보 밀도가 낮으니까요. 

최고는 소설이나 영화 같은 서사 장르죠.

예술가의 노력 시간 말고도, 

그 안에 한 사람의 평생이 담겼으니까요. 

ps. 그나저나 미국 사람들, 블로그 글하고 잡지 글을 정말 정성 들여 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