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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과 서평/절각획선(切角劃線)

일본의 대학도서관 사서


나카지마 다케시의 『일본의 내일』(박제이 옮김, 생각의힘, 2020)에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짧게 나온다. 여기에 소개한다.

저자는 도쿄공업대학 소속의 소장 정치학자이다. 학교 이름에서 보듯, 도서관에 인문사회과학 책들이나 시사 관련 잡지들을 제대로 구비했을 가망성은 낮다. 저자 역시 이 책을 쓰면서 염려했던 것 같다.

“도쿄공업대학에 부임했을 때에는 도서관에 문과 분야의 도서 및 잡지가 빈약해서, 이걸 가지고 연구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자, 대학 도서관 사서들이 도움을 주어서 관련 문헌을 수집해 주었다. 저자가 아사히신문사의 웹사이트에 이 책의 주요 내용을 연재했던 만큼, 문헌 수집의 속도가 중요했을 터인데, 사서들은 저자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전국의 도서관과 네트워크를 구사하여 지정 문헌을 신속히 모아 주신 덕분에 이공계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을 수 있었다.”

사서들의 애씀이 이 몇 마디에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왔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세계는 언제나 감동을 준다.

10월에 도서관의 미래에 대해서 발표를 하나 하기로 했다. 자료를 보면서 이런저런 궁리를 하는 중인데, 책을 읽으려는 독자와 함께하는 도서관만큼이나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려는 저자와 함께하는 도서관이 고민의 한 축에 분명히 있어야 할 것 같다.

지식을 이용해서 새로운 무엇을 만드는 활동을 돕는 경험이 우리 도서관엔 아주 적다. 한창 운위되는 메이킹 스페이스가 문제의 중심은 아니다. 창조하려는 자를 돕는 일, 이것이 사서의 본질적 업무인가. 먼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한 것 같다. 사서의 역사를 들여다봐야겠다.

나카지마 다케시의 『일본의 내일』(박제이 옮김, 생각의힘, 2020)나카지마 다케시, 『일본의 내일』, 박제이 옮김(생각의힘,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