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곡에 대한 공부를 좋아합니다. 모던타임스 레퍼토리를 짤 때는 독일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를 탐독했어요. 덕분에 연주 작품의 배경이 더욱 생생하게 떠올랐죠.
곡을 공부한다, 피아노를 공부한다는 말이 어색한가요? 피아노는 기술 연마와는 또 다른, 공부라는 개념이 있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칭을 하는 건 연마죠. 저는 밥 먹을 때도 젓가락을 두들겨 가며 리듬감을, 화장품을 바르고 두드릴 때도 리듬감을 생각해요. 이것도 연마에요.
곡을 연습할 때 작곡가의 생애를 찾아보는 건 공부죠. 그 곡을 지금까지 연주한 사람들의 디스코그라피(discography·레코드목록)를 조사하는 것도요.
평소 헤겔, 릴케의 저서와 시를 읽어요. 역사책도 탐독하고요.
클래식 연주란 죽어 있는 텍스트를 되살리는 작업이에요. 나라는 사람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는 거니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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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답니다.
좋아해서 매일매일 듣는 손열음 씨 인터뷰....
ps. 연마 모습 보니까, 예전 신입 사원 때 그날 일간 신문 꺼내 놓고, 책을 몇 권까지 떠올릴 수 있을까를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평균 400권쯤이었던 것 같다. 실제 책이 될 수 없지만....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다.
전문은 https://www.longblack.co/note/194?ticket=NTd4bcf9dd3e7f8570d3a0d7545ef058cc375b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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