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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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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어둠과 사회의 어둠 ― 무라카미 하루키 풍월당 강연회에서 내면의 어둠과 사회의 어둠 ― 무라카미 하루키 풍월당 강연회에서 때때로 아무런 준비 없이 사람들 앞에서 짤막한 연설을 할 때가 있다. 본래 성격이 수줍어하는 편이라서 이럴 때는 정말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억지로 생각을 짜내고 심장 고동을 억누르면서 더듬더듬 한마디 보태는데, 대개는 횡설수설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2일 풍월당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과 음악’이라는 주제로 강연회가 열렸다. 풍월당 주인 박종호 선생의 진행으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 2013)에 나온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라자르 베르만 연주)를 감상하는 자리였다. 독자 100여 명과 함께 번역자인 양억관 선생을 모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나와서 한마디 하라는 ..
하일지와의 대화, 그리고 - 편집일기(2013년 8월 7일) 어제는 회사 워크숍이 있었다. 상반기를 결산하는 자리였는데, 무라카미 하루키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때문에 무려 한 달이나 늦어졌다. 워크숍 발표 자료 중 상반기 출판계에 나타난 몇몇 현상에 대한 정리 분석은 따로 기회를 마련해 포스팅할 생각이다. 어쨌든 이어진 술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오늘은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했다. 그래서인지 본래 예정했던 만큼의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괜히 마음이 울적했다. 더 금욕해서 살아가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허약 체질로 늘 고생하는 영혼의 건강마저 끝내 망쳐질 게 틀림없다. 점심에는 외국어대 일본문학과 최재철 교수님과 보리굴비로 식사를 하면서 예전에 출판했던 『일본 문학의 이해』 개정판 작업 이야기를 했다. 일본 문학에 대한 좋..
망오십(望五十), 매우(梅雨)에는 닥치고 독서 1두 주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는 시내에 전시회를 보러 외출하려다가 왠지 ‘읽는 일’을 하고 싶어져서 하루 종일 소파와 침대와 책상을 오가면서 책을 읽었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파워 클래식』(어수웅)에 실린 짤막한 서평 몇 꼭지를 챙겨 읽는 것으로 시작해서 일본사 및 세계사 이해에 새로운 시각을 던진 화제작 『중국화하는 일본』(요나하 준)을 읽고, 그다음에는 『도련님』(나쓰메 소세키), 『그리운 친구여 - 카프카의 편지 100선』(카프카), 『검찰관』(고골), 『휘페리온』(횔덜린) 등의 고전, 『육체쇼와 전집』(황병승), 『단지 조금 이상한』(강성은) 등의 시집, 『배를 엮다』(미우라 시온),『엄마도 아시다시피』(천운영) 등의 소설, 그리고 2010년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열 권짜리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