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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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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미래를 찾아서] ‘백년 서점’을 꿈꾸다 《기획회의》에 새 연재를 시작한다. 기존의 글을 단행본으로 마무리하는 작업도 마치지 못한 몸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는 게 많이 부담스럽지만, 송인서적 부도 이후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을 듣다 보니, 현장에서 또다시 지혜를 얻고 싶어졌다. 현대적 의미의 서점이 등장한 지, 벌써 100년을 훌쩍 넘었다. 방각본 책들을 사고팔던 조선시대 후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서점은 정보화의 거대한 쓰나미 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린 것처럼만 보인다.작년에 우리 곁에서 독립서점(기존 서점업계에서는 ‘트렌드서점’이라고 부른다) 열풍이 일어났고, 아직 그 열풍이 진행 중이지만, 이들만으로 ‘서점의 미래’를 이야기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출판 현장에 오랫동안 있었..
밀란 쿤데라 전집을 펴내면서 다음 주에 밀란 쿤데라 전집 열다섯 권이 드디어 완간된다. 1988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계간 《세계의 문학》에 실린 이래 스물다섯 해 만이다. 프랑스어권 바깥에서는 세계 최초로 출간되는 전집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전집을, 그것도 외국 작가의 전집을 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미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플레야드판 전집이 완간된 데다, 밀란 쿤데라가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에, 더 나아가서 한국 문화에 끼친 공헌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것도 아니다.밀란 쿤데라의 문학은 처음 번역 출판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지금 글을 쓰는 한국의 어떤 작가도 결코 그에게 생각의 물줄기를 대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