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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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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전집을 펴내면서 다음 주에 밀란 쿤데라 전집 열다섯 권이 드디어 완간된다. 1988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계간 《세계의 문학》에 실린 이래 스물다섯 해 만이다. 프랑스어권 바깥에서는 세계 최초로 출간되는 전집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전집을, 그것도 외국 작가의 전집을 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미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플레야드판 전집이 완간된 데다, 밀란 쿤데라가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에, 더 나아가서 한국 문화에 끼친 공헌을 생각하면 그리 무리한 것도 아니다.밀란 쿤데라의 문학은 처음 번역 출판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지금 글을 쓰는 한국의 어떤 작가도 결코 그에게 생각의 물줄기를 대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직..
밑줄들 ― 2013년 7월 31일 오늘은 하루 종일 쌓아 두었던 잡지들을 읽었다. 이응준 소설집 『밤의 첼로』(민음사, 2013)을 막 다 읽어 낸 때였고, 오현종 장편소설 『달고, 차가운』(민음사, 2013)과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실릴 최민석 장편소설 「풍(風)의 역사」를 읽으려던 참이었다. 문득, 사무실 탁자 위에 쌓아 둔 신문, 잡지 들이 눈에 밟혔고, 이것들부터 우선 처리하자고 생각했다. 아래는 그 흔적들이다. 1 「박정태의 고전 속 불멸의 문장과 작가」( 《중앙선데이 매거진》 2013년 7월 14일자 28면)를 읽다. 간결하고 재미가 있어서 꼬박꼬박 챙겨 읽는 칼럼이다. 이번에 다룬 작품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다. 칼럼에 나오는 『토니오 크뢰거』의 구절들.“당신은 길을 잘못 든 세속인입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세..
살인에 대하여(셰익스피어) 살인에는 정말 성역이 있어선 안 되고, 복수에 한계는 없어야지.(『햄릿』 중에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나오는 독서 잡지 《책&》에 실린 소설가 김연경의 연재글 「명작의 탄생」에서 다시 옮겨 적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대한 글이었는데, 글솜씨가 좋아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그 많고 많은 햄릿의 명구절 중에서 저런 구절을 뽑아 갈등하는 햄릿을 머릿속에서 부추긴 것이 흥미로웠다. 이달 말까지로 예정한 카프카 읽기가 대충 끝나면, 셰익스피어 작품을 모조리 구해서 읽어 볼까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