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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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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출판 《기획회의》 올해의 출판계 키워드로 쓴 글입니다. “불의한 권력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두 가지지. 살아 움직이는 인간들의 항쟁, 그리고 그 현장의 진실과 사상을 담은 한 권의 책. 그 기록과 기억이 다음에 오는 혁명의 불꽃이기 때문이지.” 『촛불혁명』에서 김예슬이 소개한 박노해 시인의 말이다.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더 편리한 도구가 출현한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던 출판의 눈앞에서 때마침 100만 촛불들의 열기가 오랜 적폐의 옹벽을 넘어뜨렸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 새로운 생활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넘쳐 나는 이 시대, 우리에겐 이 역동의 현장을 기록할 의무와 함께 담론의 용광로에 앞날을 쏟아 부을 출판 실천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천과 함께, 책의 본질은 기존 권력의 재생산에 불..
인쇄소 연쇄 부도에 대하여 인쇄소 연쇄 부도 문제에 대해서 《기획회의》 올해의 출판계 키워드로 썼던 짤막한 글입니다. 거래의 현대화는 출판계의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참고하세요. 인쇄소 연쇄 부도 한국출판에 심각한 적신호가 나타났다. 서적 생산을 실제로 책임지는 인쇄소가 올해 들어 연쇄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올해 초에 업계 2위의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냈을 때, 모두가 예감한 것처럼, 지속적인 불황의 여파로 전체 유동 물량이 감소하면서 출판의 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지는 중이다. 이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사뭇 염려스럽다.특히, 신흥피앤피의 갑작스러운 부도는 충격적이다. 1965년 설립되어 역사가 50년이 넘는 데다, 지난해 매출 규모도 115억에 이르는 등 상당히 견실한 곳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 전후로 수많은 인쇄..
동네서점의 4가지 진화 모델 서점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오던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인터넷서점도 아니고, 대형 체인서점도 아니라면, 초연결시대의 서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들불처럼 일어서고 있는 독립서점들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지난 여름에 진행한 쏜살문고 프로젝트에서 느끼고, 여러 서점들을 방문했을 때 느낀 바를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연말 특집으로 정리했습니다. 동네서점의 4가지 진화 모델 동네 서점의 흥행이 서점 비즈니스의 본질을 바꿔놓고 있다. 종래 필요한 책을 거래하는 장소였던 서점이 독자들의 취향을 서로 연결하고, 책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드는 사회적 공간으로 진화했다. 책의 사용가치는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에서 ‘취향의 공동체’를 위한 도구이자 ‘특정한 라이프 스타일’을 실천하는 수단..
[서점, 문화거점을 꿈꾸다·(6)동네 서점에 손 내미는 출판사들]'나만의 책' 찾는 독자들, 틈새시장을 열다 대형·온라인 마케팅서 선회소규모 '한정판 문고' 새바람할인·기념품보다 '물성' 중시책방주인 체험 등 기획 신선 각자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동네 책방'이 하나둘 생활 주변에 자리 잡으며 대형 출판사의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출판사들은 신간 도서 예약판매나 기념품 증정 행사를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 진행했으나, 동네 서점 마케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도서출판 민음사는 지난 여름 전국의 동네 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문고를 발간했다. '쏜살 문고 동네서점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김승옥의 '무진기행'과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등 2권의 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와 서울의 독립서점 '51페이지'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