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당한 자로서 살아가기 _『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2017~2013』(루페, 2017)를 보다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2017~2013』(루페, 2017)은 다큐멘터리 사진집이다. 먼저 솔직히 말하자. 사진집을 들여다보면서 내면에서 쏟아지는 구토를 견딜 수 없었다. 아이에카(ayyeka), 즉 ‘너 어디에 있느냐?’는 아담에게 던져진 ‘신의 첫 번째 질문’이다. 배철현 교수에 따르면, 이 질문은 ‘네가 있어야 하는 마땅한 그 자리에 있느냐’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무섭고 엄중한 질문이다. 김봉규, 김흥구, 신웅재, 윤성희, 이상엽, 정운, 정택용, 채승우, 홍진훤, 최형락 등 열 명의 사진 작가가 참여하고 후지이 다케시가 해설을 한 이 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로 뽑힌 그날로부터 탄핵으로 사라진 그날까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을 편집한 이상엽은 「기억을 소환하기 위한, 사진」에서 이렇게..
길 위에 서자 지혜가 찾아왔다 ― 마리아 베테티니·스테파노 포지 엮음, 『여행, 길 위의 철학』을 읽고
《문화일보》에 쓰는 서평, 이번 주에는 『여행, 길 위의 철학』(책세상, 2017)을 다루었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지혜를 얻었던 철학자들의 삶을 다룬 책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나온 책답게, 이 책에 나오는 여행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은 이탈리아를 지혜의 땅으로 만드는 데 복무합니다. ‘공간인문학’의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기획이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길 위에 서자 지혜가 찾아왔다― 마리아 베테티니·스테파노 포지 엮음, 『여행, 길 위의 철학』(천지은 옮김, 책세상, 2017) 철학자들의 여행에 대한 책이지만 여행자들의 철학에 대한 책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때때로 정치적 탄압을 피하거나 개인적 야망을 달성하려는..